설국열차와의 소통의 의미

정처칠(호남인뉴스 편집국장)

며칠 전, 광주에는 첫눈이 정말 예쁘게 내렸다.무등산의 얼음 계곡에는 이미 고드름이 매달릴 때 우리는 어느새 한장 남은 달력의 마지막을 만지게 됐다.매년 맞는 연말 연시이지만 올해 마지막 남은 1개월은 특히 그 의미가 새삼 느껴진다.2023년을 마치고 새로운 한해를 맞는다는 기대감보다는 우선 불안감이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그런 이유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세계 각지의 천재지변이라 사건 사고, 잔혹한 전쟁은 물론 국가 간 대립과 갈등, 국내의 모든 정치 행위로 사회적 갈등 구조 등이 그 원인의 단서를 제공했을 것이다.천재지변은 최선을 다하고 대비한 사건 사고는 철저한 사전 예방이다 정도 막을 수 있으나 같은 사실을 놓고 상호 정반대의 입장하는 정치 게임의 앞에서 우리는 참담한 현실을 실감할 수밖에 없다.내편이 아니면 무조건 적으로 간주”전쟁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이런 막연한 마음과 절망의 계절이 오면 아무 데도 호소하고 기댈 어머니의 품 안처럼 든든한 언덕을 그리워하게 된다.절망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가 절실한 계절이라는 뜻이다.특히 내년 4월 10일 열리는 국회 의원 선거를 놓고 벌이는 작금의 현실은 정치, 종교, 세대 간에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 상황을 낳고 있다.마치 설국 열차가 마주 보고 달리는 형국이라고는 기분을 지울 수 없다.솔직한 호소와 설득, 무엇보다 소통이 절실하고 있는 시간이다.국민의 마음을 읽고 공감하고 국민의 언어로 소통해야 설득이 가능하다.전문가들은 3번이나 연임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성공 비결을 포용과 설득의 리더십으로 꼽았다.우리가 주목할 점이다.그는 “위기를 한방에 날린 바주카 포는 없다”며”모든 것은 사람을 설득하는 힘에 달렸다”라고 역설했다.솔직함을 앞세운 적극적인 설득이 위기를 정면 돌파하는 최선의 수단이다.소극적인 사과와 복잡한 말로는, 사분오열된 국민 감정을 가라앉힐 수는 없다.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서민이 겪는 진통과 갈등, 상처를 치유하는 때다.서민의 마음은 답답하고 숨이 막힐 현실임을 외면하지 마라.설국 열차 안에서 펼쳐지는 총격전, 얼어붙은 열차 밖의 풍경, 마지막 열차 탈선 장면까지 현실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설국 열차의 계절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